포레스트 검프는 1995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6개 부문 수상한 작품이다.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 시간이 지나도 명작으로 길이 남을 좋은 영화인 포레스트 검프. 톰 행크스에게 두 번째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만큼 그의 연기 또한 돋보이는 한편, 지능이 낮은 포레스트 검프의 시선을 통해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미국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유머러스하게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 포스터에서 자신 있게 던지는 말 또한 인상적이다. 포레스트의 검프의 시선을 통해 한번 본다면, 세상은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어린 포레스트와 제니
영화는 버스 정류장에 앉아 있는 포레스트가 옆에 앉은 여성에게 그의 생애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시작된다.
포레스트의 어린 시절은 평범한 아이들과는 조금 달랐다. 그는 척추측만증으로 인해 잘 걷지 못해 다리 교정기를 착용해야 했으며, IQ 75의 경계선 지능을 가졌기 때문이다. 평균 이하의 지능을 가진 학생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교장의 말에도 불구하고, 다른 아이들과 같은 교육을 받게 하겠다는 어머니의 굳은 의지를 통해 포레스트는 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등교 첫날 스쿨버스에 탑승한 포레스트는 그가 평생을 거쳐 사랑하게 될 상대 제니를 만나게 된다. 포레스트의 '다른' 모습에 학생들은 거부감을 표시하고 그에게 옆자리를 내주지 않는다. 이때 제니가 그에게 유일하게 옆자리를 양보했고 이 만남을 시작으로 그 둘은 가장 친한 친구가 된다. 어린 포레스트의 기억에 제니는 집을 가기 유난히 싫어했다고 한다.
어느 날 제니와 포레스트가 함께 길을 가던 중 동네 아이들이 포레스트에게 돌을 던지며 그를 괴롭혔고, 이를 본 제니는 포레스트에게 뛰라고 소리친다. 다리 교정기 때문에 포레스트는 뒤뚱뒤뚱 달아날 수밖에 없었지만, 그의 다리 교정기가 돌연 부서지며 그는 달리기에 눈을 뜨게 된다.
한편 집에 가는 것을 유난히 싫어했던 제니에게는 어두운 비밀이 있었다. 제니의 아버지는 술에 취하면 폭행과 성추행을 하는 사람이었다. 이후 제니의 아버지가 경찰에 잡혀가고 할머니와 함께 생활하게 되었을 때에도 제니는 자신의 열악한 가정환경에 대한 트라우마로 힘들어하고 그럴 때마다 그녀는 포레스트에게 의지하며 그들의 우정은 점점 더 깊어진다.
포레스트의 헌신 그리고 제니와의 이별
고등학교 시절에도 여전히 동네 불량배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포레스트. 도망을 치던 포레스트는 우연히 미식축구장을 가로질러 달리게 되고, 경기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보다 더 빠른 달리기 실력을 자랑하는 그는 감독의 눈에 띄게 된다. 포레스트는 미식축구 스포츠 특기생으로 대학에 입학하게 되고 승승장구하며 졸업까지 하게 된다.
포레스트와 제니의 우정은 이때까지도 계속 이어져온다. 어느 날 제니가 남자 친구에게 신체접촉을 강요당해 소리를 지르자 이를 들은 포레스트는 망설임 없이 제니의 남자 친구에게 주먹을 날린다. 포레스트의 맹목적인 보호에 위안을 느낀 것인지, 제니는 포레스트를 자신의 기숙사로 데려와 관계를 맺으려 하지만 여자 경험이 없는 포레스트는 실패한다.
대학 졸업식에서 만난 육군 모병관의 입대 팸플릿에 지원하며 포레스트는 군인이 된다. 훈련소로 가는 버스 안에서 그는 흑인 친구인 버바를 만나 절친한 친구가 된다. 개인의 판단보다는 명령과 복종을 중요시하는 훈련소에서 포레스트는 꽤나 좋은 평가를 받는다. 어느 날 훈련소에서 포레스트는 우연히 성인잡지에 실린 제니의 사진을 보게 되고 그녀를 보기 위해 도시의 유흥주점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제니는 반라의 모습으로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하고 있었다. 관객석의 남자들을 이런 그녀를 희롱할 뿐이었는데, 이를 본 포레스트는 다시금 그런 남자들을 때려눕히고 제니를 그곳에서 데리고 나온다. 제니는 이때 포레스트에게 '너는 나를 항상 구해주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포레스트는 제니에게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고 자신이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게 되어 떠난다고 알린다. 그렇게 포레스트와 제니는 포옹을 마지막으로 이별을 하게 된다.
베트남 전쟁 참전
훈련이 끝난 후 포레스트는 참전을 위해 베트남으로 향한다. 댄 테일러 중위 휘하의 소대로 배속된 버바와 포레스트는 베트남에서 작전을 수행하며 깊은 우정을 쌓고 훗날 미국으로 돌아가면 함께 새우잡이 일을 하기로 약속한다. 이때 포레스트는 매일같이 제니에게 편지를 쓰지만, 제니는 할머니가 사망한 뒤 히피가 되어 고향을 떠난 후였기에 그 편지는 반송될 뿐이었다.
어느 날 포레스트가 속한 부대는 기습을 당한다. 습격으로 인해 아수라장이 된 상황에서 포레스트는 버바를 구하기 위해 총알이 빗발치는 정글을 달리며 많은 전우들을 구출한다. 그는 두 다리에 부상을 입은 채로 전장에서 죽기를 바란다는 댄 중위의 말을 무시하고 그 또한 구한다. 위험한 상황에서 포레스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결국 버바를 찾아 귀환하지만 이미 심한 부상을 입은 버바는 포레스트의 품에서 죽게 된다. 댄 중위는 두 다리를 부상으로 인해 절단하게 되고 장애인으로 살아갈 자신의 모습을 비관하며 한탄한다.
포레스트의 사업 성공
전쟁이 끝난 후 전우들을 구출한 공로를 인정받아 포레스트는 명예훈장을 받는다. 그는 우연히 반전쟁 시위를 하던 히피 무리에 휩쓸리게 되고 거기에서 제니를 만난다. 하지만 너무나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둘은 '나는 언제나 너의 여자일 것'이라는 제니의 말과 함께 다시금 이별하게 된다.
어느 날 병원 앞에서 포레스트는 비참한 생활을 하는 댄 중위와 마주치게 되고 이를 계기로 둘은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된다. 버바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새우잡이 배를 사야 한다는 포레스트의 말에 댄 중위는 코웃음을 치고 포레스트가 새우잡이배의 선장이 되면 자신이 일등항해사가 되어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시간이 흘러 전역한 포레스트는 군 생활 동안 모은 돈으로 새우잡이배를 마련하고 배의 이름을 제니로 짓는다. 반쯤 농담으로 말을 던졌던 댄 중위는 일등항해사가 되어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포레스트를 찾아온다. 다른 노련한 어부들과의 경쟁으로 새우잡이가 잘 되지 않아 망할 것이라고 생각되던 차에 거대한 허리케인이 해안선을 덮치고 다른 배들이 모두 난파된다. 반면 우연히 출항했던 포레스트의 배만 멀쩡한 상태가 되어 경쟁자가 없는 바다에서 포레스트는 엄청난 양의 새우를 잡는다.
이 행운을 기반으로 포레스트는 대형 수산 기업의 오너로 성공하여 백만장자가 된다. 댄 중위도 세상에 대한 원망을 버리고 정신적으로 해방된 모습을 보인다.
인생은 초콜릿 상자
어머니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포레스트는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의 어머니는 포레스트에게 자신의 운명은 스스로 찾는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며칠 후 세상을 떠난다. 포레스트는 자신의 재산을 주변에 기부하고 공짜로 잔디를 깎아주는 일을 하며 유유자적한 생활을 한다.
포레스트는 방황을 마치고 돌아온 제니와 재회하여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포레스트가 제니에게 청혼하자 그녀는 사랑한다는 말을 남기고 함께 밤을 보낸 뒤 홀연히 사라진다.
제니가 떠난 후, 그녀를 그리워하던 포레스트는 무작정 달리기 시작한다. 미국 전역에 화제가 되고 다수의 추종자가 생길 전도로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끊임없이 이어진 포레스트의 달리기는 돌연 집에 가야겠다는 포레스트의 말과 함께 끝이 난다.
포레스트와 리틀 포레스트
영화는 다시금 버스정류장에 앉아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포레스트를 비춘다. 그가 버스정류장에 있던 이유는 사실 제니의 편지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제니의 집이 버스정류장에서 멀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 포레스트는 제니의 집까지 뛰어가 다시 제니와 재회한다. 제니는 이제 아이의 어머니가 되어 있었는데, 그녀는 포레스트에게 아이의 이름은 아버지와 같은 포레스트라고 이야기한다. 포레스트는 아이가 자신의 아이라는 것에 놀라는 한편 아이가 자신처럼 지능이 낮지 않을까 걱정한다. 제니는 포레스트에게 자신의 불치병에 대해 말하고 그들은 결혼한다.
시간이 흘러 제니는 이미 죽고 포레스트는 그녀의 무덤 앞에 서있다. 어린 시절 제니가 포레스트에게 읽는 법을 가르쳐 주고 포레스트가 제니에게 거꾸로 매달리는 법을 가르쳐주던 그 나무 아래 제니의 무덤이 있다. 제니의 무덤 앞에서 포레스트는 제니를 그리워하며 그녀에게 덤덤히 말을 이어간다. 자신과 아이가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자신과 달리 아이가 얼마나 똑똑한지 이야기를 이어가던 포레스트는 제니에게 보고 싶다는 말을 하며 눈물을 흘린다. 시간이 흘러 아들의 첫 등교날 버스 정류장에서 아이를 배웅하며 포레스트는 반드시 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겠노라 약속한다. 아이가 스쿨버스를 타고 떠나고 포레스트는 그 자리에 앉아 아이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모습으로 영화는 끝을 맺는다.
주어진 순간순간을 충실하게
비록 지능은 낮지만 올곧고 정직한 한 남자의 일대기를 공해 본 세상은 다양한 굴곡이 있지만 여전히 희망과 사랑이 있다. 세상을 묵묵히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포레스트 검프의 시선을 통해 보여준 다양한 사건들은 포레스트의 어머니가 말했던 것처럼 인생은 마치 무엇을 얻을지 알 수 없는 초콜릿 상자와 같다는 말을 느끼게 해 준다. 어머니가 죽기 전 우리는 자신의 운명이 무엇이냐고 묻는 포레스트에게 어머니는 그건 네가 알아내야 한다고 한다. 우리는 인생을 살며 어떤 순간들이 찾아올지 알 수 없다. 다만 생각한다, 포레스트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순간을 솔직하고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후회 없는 삶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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